'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자신을 '아줌마'라고 밝힌 트윗. /트위터

[법률방송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로 의심받아온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가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그동안 ‘혜경궁 김씨’는 본인이 ‘평범한 중년 여성’이라고 밝혀온 데다, 김혜경씨의 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주장의 신뢰성을 놓고 의혹이 커지고 있다.

15일 한겨레는 이재명 지사의 다음 팬카페 운영자가 전화를 걸어와 “경찰 측에 ‘혜경궁 김씨’ 아이디를 팬카페에서 본 일이 있으며 당사자는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라는 진술을 했다”는 내용을 제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법률방송뉴스의 <‘혜경궁 김씨’ 이재명 팬카페도 활동, 신상 특정 가능할 듯... 경기남부경찰청 “수사 결과 발표일 안 정했다”> 기사가 나온 이후의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혜경궁 김씨’는 50대 후반으로 2011년 초부터 2016년 4월까지 이재명 지사의 운전기사로 활동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혜경궁 김씨’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5월 28일과 30일 두차례에 걸쳐 이재명 지사 팬카페 운영자를 조사했지만 진술에 부합하는 유의미한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재명 팬카페 운영자의 진술과는 달리 ‘혜경궁 김씨’는 본인 스스로를 “평범한 아줌마”라고 밝혀왔다.

지난 2013년 1월 13일 ‘혜경궁 김씨’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시장님~ 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원더우먼입니다. 그동안 평범한 아줌마로 참 힘든 커밍아웃입니다”라는 트윗을 보낸 바 있다.

특히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카카오톡 계정(khk631000@gmail.com)과 ‘혜경궁 김씨’의 지메일 계정(khk631000@gmail.com)이 같아 의혹은 더욱 확산됐다.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아이디(08__hkkim)로 다음 메일과 트위터에서 비번찾기를 하면 이재명 지사의 친형 이재선씨의 딸이 검증해준 김혜경씨의 카카오톡 이메일과 휴대폰 번호가 표시된다는 것이다.

또 ‘혜경궁 김씨’의 이메일(khk631000@gmail.com)로 메일을 보내면 구글 화면상에 김혜경씨의 이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재명 팬카페 운영자가 '혜경궁 김씨'와 나눈 트윗. /트위터

사실 이재명 팬카페 운영자는 그동안 ‘혜경궁 김씨’를 이보연이라 부르며 팬카페 활동을 독려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5월 경찰 조사에서 유의미한 자료를 내놓지 못했던 운영자가 ‘혜경궁 김씨’가 본인이 운영하는 팬카페 회원이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갑자기 14일 경찰과 언론사에 연락해 “‘혜경궁 김씨’는  50대 남성 운전기사”라고 증언한 것이다.

특히 이날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지사 요청으로 혜경궁 김씨 고발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이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언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놔 시기가 미묘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냉혹한 정치판에서 부탁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하지도 않은 일’에 고발 취하를 ‘부탁’할 만큼 어리석지도 구차하지도 않다”며 “6·13 지방선거 직후 전해철 의원과 통화에서 트위터 사건 고발취하를 충언한 일이 있었지만 제 책임을 덜기 위한 부탁이 아니라 분열수습을 위한 충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를 놓고 평소 아내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가 아니라고 주장해온 이 지사가 왜 전 의원에게 고발 취소 요청을 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지사 측은 또 ‘혜경궁 김씨’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운전기사였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 확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간단한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혜경궁 김씨’ 계정주로 의심받아 온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측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이 확정되면 김 씨는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게 된다.

한편 혜경궁 김씨 논란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던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트위터 계정주가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와 일치한다며 누리꾼들이 김씨를 지목하면서 불거졌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계정을 고발한 후, 지난 6월 국내·외에 거주하는 3천245명의 의뢰를 받은 법무법인 동안 이정렬 변호사가 경기남부경찰청에 김혜경씨와 성명불상자 등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선관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에 나섰지만, 미국 트위터 본사가 계정 정보 제공을 거부한 이후 수사는 답보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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