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다음'의 이재명 공식 팬카페. /트위터

[법률방송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트위터 계정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일명 ‘혜경궁 김씨’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이 지사 팬카페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동안 ‘혜경궁 김씨’ 계정이 활동했던 트위터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경기남부경찰청의 주장과 달리, 이재명 지사의 ‘다음’ 팬카페를 조사하면 얼마든지 계정주를 특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2일 트위터 상에는 이재명 지사와 ‘혜경궁 김씨’, 이 지사 팬카페 운영자간 주고받은 트윗 내용들이 정리된 글타래가 올라와있다.

이재명 '다음' 팬카페 운영자가 '혜경궁 김씨'에게 보낸 트윗. /트위터

글타래를 보면 2013년 2월 24일 공개된 트윗에서 이재명 팬카페 운영자는 ‘혜경궁 김씨’에게 “이보연님 반가워요^^ 계정 잘 살아있네요. 카페 자주 들러주세요^^”라며 오랜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운영자가 말하고 있는 카페는 ‘다음’에 막 개설한 이재명 팬카페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해 1월 트위터에서 활동을 시작한 ‘혜경궁 김씨’의 닉네임을 밝히며 적극적인 카페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또 팬카페 운영자는 ‘혜경궁 김씨’ 계정에 대해 “08은 원래 09였는데”라며 계정 아이디가 ‘09__khkim’에서 ‘08__hkkim’으로 변경된 사실까지 알고 있다.

확인 결과 2013년 1월 26일 성남시장 재선에서 낙마한 이대엽 전 시장을 성토하는 트윗 이후 ‘09’ 계정은 자취를 감추고 ‘08’ 계정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재명 지사는 팬카페 개설 당일인 2013년 1월 15일에 직접 가입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보낸 트윗. /트위터

또 이재명 팬카페 운영자는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로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가 지목되자 “‘혜경궁 김씨’ 계정주는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50대 남성”이라고 주장한 바 있지만, '혜경궁 김씨'는 2013년 1월 13일 “시장님 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원더우먼입니다. 그동안 평범한 아줌마로 참 힘든 커밍아웃이네요...ㅋㅋ”라며 자신이 중년 여성이란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혜경궁 김씨’가 2013년 1월 16일 진행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CBS ‘김미화의 여러분’ 라디오 녹화 당시 함께 참관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13년 1월 16일 트윗에서 ‘혜경궁 김씨(09__khkim)’는 이재명 지사, 당시 비서관 등과 함께 “오늘 난 완전 득템~ 이재명, 표창원, 김미화님을 한방에~~ㅋㅋㅋ”라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보낸 트윗. /트위터

특히 김혜경씨의 카카오톡 계정(khk631000@gmail.com)과 ‘혜경궁 김씨’의 지메일 계정(khk631000@gmail.com)이 같은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아이디(08__hkkim)로 다음 메일과 트위터에서 비번찾기를 하면 이재명 지사의 친형 이재선씨의 딸이 검증해준 김혜경씨의 카카오톡 이메일과 휴대폰 번호가 표시된다는 것이다.

또 ‘혜경궁 김씨’의 이메일(khk631000@gmail.com)로 메일을 보내면 구글 화면 상에 김혜경씨의 이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음' 비밀번호 찾기에 나타난 김혜경씨 추정 전화번호. /트위터

이에 대해 트위터리안 '#팩트of제이'는 “‘혜경궁 김씨’는 다음 카페에 개설된 이재명 공식 팬카페의 회원이었고, 트위터 측을 거치지 않아도 다음 카페 측에 회원 정보 요청을 하면 얼마든지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다”며 “경찰은 트위터 본사 핑계만 대지 말고 ‘혜경궁 김씨’의 신상을 신속하게 수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은 여전히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측은 “수사 진행 상황이나 결과 발표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고 나중에 결과로 보여주겠다”며 “경찰 수사가 늦어져 검찰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기우라는 것을 나중에 수사 결과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대 측은 경기남부경찰청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는 궁찾사 국민소송단의 입장에 대해 “고소인단의 직무유기 고소와 경찰의 수사는 별개”라며 “일단 최선을 다해 빠르게 수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혜경궁 김씨 논란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던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트위터 계정주가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와 일치한다며 누리꾼들이 김씨를 지목하면서 불거졌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계정을 고발한 후, 지난 6월 국내·외에 거주하는 3천245명의 의뢰를 받은 법무법인 동안 이정렬 변호사가 경기남부경찰청에 김혜경씨와 성명불상자 등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선관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에 나섰지만, 미국 트위터 본사가 계정 정보 제공을 거부한 이후 수사는 답보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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