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 여야 대치로 표결 못해 공석... 6인 재판관 체제
20일 넘게 '식물 헌재'... 문 대통령 “국회 책무 소홀로 헌법기관 공백”
야당 “어불성설, 문 대통령 독선”... 여당 "표결 거부하며 책임은 회피”
박지원 의원 “국회가 식물 헌재 만들어 놓고 누구를 상대로 국감 하나”

[법률방송뉴스]

어제 대법원 국감에 이어 법사위 오늘(11일) 헌법재판소 국감에서도 여야는 한 치의 어김없이 ‘네 탓 공방’을 벌였습니다.   

이번엔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국회 몫인 3명의 재판관 공석 사태를 두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어떤 말들이 나왔는지, 헌재 국감 현장을 다녀온 김정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법사위 국정감사장.

국감이 개회되자마자 야당인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합니다. 

[김도읍 / 자유한국당 의원]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심히 유감입니다.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은 오로지 문재인 정부 독선 탓입니다"

사상 초유의 ‘6인 재판관’ 헌재 공석 상태를 지적한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발언을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겁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어불성설’이라며 ‘독선’으로 몰아세우는 야당 의원 발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지지 않고 세게 나왔습니다.

정작 인준 표결은 거부하면서 헌재 공석 상태 책임 비난은 듣기 싫냐는 겁니다.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 의견과 달라도 절차대로 하는 겁니다. 그 절차에 승복이 돼야 우리가 헌법을 따라라, 법을 따라라 국민들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빨리 표결을 해서 끝내야 됩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다시 발끈해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야당을 도발했다고 문 대통령을 다시 한 번 겨냥했습니다. 

야당의 반대에도 이석태, 이은애 후보자 헌법재판관 지명을 강행해 놓고 헌재 파행 책임을 야당에 미루고 있다는 겁니다. 
 
[장제원 / 자유한국당 의원]
"대통령께서 국정감사 시작하는 날에 야당을 정조준해서 저격을 했습니다. 국정감사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고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행위입니다. 최소한의 야당의 저항을 이렇게 비판하고 저격하고..." 

대통령 몫 3인과 대법원장 몫 3인은 국회 동의가 없어도 대통령이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회 몫 3인은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하는데, 표결이 안 이뤄지고 있어 ‘재판관 6인’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헌법소원사건을 심판하려면 재판관 7명 이상이 참석해야 해 헌재는 20일 넘게 사실상 ‘식물 헌재’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여야가 네 탓 공방만 벌이자, 보다 못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한마디 거들고 나섰습니다.  

[박지원 / 민주평화당 의원]
"국회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식물 헌법재판소로 만들어놓고 우리가 누구를 상대로 해서 국정감사를 하는지 저는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우리 법사위원 여야 전원의 명의로 국회의장에게 촉구하는 그러한 결의안을 결의했으면 좋겠다..."

식물 헌재를 만들어놓고 정작 식물 헌재를 만들어놓은 데 대한 자성은 없이 책임소재 공방에만 여념이 없는 국회.

헌재가 언제쯤 헌법심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지 궁금합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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