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해' 18년 복역 "강압 수사" 호소한 여성 무기수 '재심' 결정... 재심 제도 살펴보니
'아버지 살해' 18년 복역 "강압 수사" 호소한 여성 무기수 '재심' 결정... 재심 제도 살펴보니
  • 이현무 기자
  • 승인 2018.10.04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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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검찰 재항고 기각하고 재심 확정... 여성 무기수 “자백은 경찰의 강압 수사 때문이었다”
‘재심 폭을 넓혀라’ 토론회... “수사기관, 사건 과장·축소해 회유, 협박 등으로 허위 자백 받아내”
‘추궁형 신문' 아닌 ‘정보수집형 신문' 기법 절실... “피의자 권리 고지, 신문과정 영상녹화 필수”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8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씨에 대한 대법원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LAW 인사이드’, 이현무 기자 나와 있습니다.

먼저 무기수 김신혜씨 사건 개요부터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네, 김신혜씨는 23살이던 2000년 3월,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고 18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입니다.

김신혜씨는 당시 경찰에 “이복 여동생으로부터 아버지에게 강간당했다는 말을 들었고, 자신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한 사실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바 있습니다.

[앵커] 본인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자백했는데 어떻게 재심 결정이 나게 된 건가요.

[기자] 네, 경찰에서의 자백과 달리, 이후 재판 과정에서 김신혜씨는 자신의 무죄를 줄곧 주장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은 모두 거짓이다. 동생이 용의선상에 올라 대신 자백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입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이 모든 진술이 경찰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강압 수사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런 김씨의 사연이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한변협 등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5년 1월 재심을 청구했고, 우여곡절 끝에 대법원이 김씨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린 겁니다.

[앵커] 그러면 재판을 1심부터 다시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의 재심 확정으로 김씨 재심 공판은 사건 발생지이자 1심 재판이 진행된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다시 열리게 됩니다.

자백 강요 등 수사 과정의 부당함이 이번 재심 결정의 근거가 됐기 때문에 재판 과정에서는 김씨 자백의 증거능력 등이 집중적으로 다퉈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관련해서 오늘 재심 제도 개혁 토론회가 열렸다고 하는데 어떤 토론회였나요.

[기자] 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 주최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재심 폭을 넓혀라’ 라는 제목으로 재심 제도 개혁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조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와 박미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주제발표를 맡았고요. 김진기 군사법원 재판장과 이종성 무죄네트워크 상임고문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재심 제도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였습니다.     

[앵커] 어떤 점들이 주로 논의됐나요.

[기자] 네, 오늘 토론회에선 앞서 언급한 김신혜씨 사건처럼 ‘허위 자백’ 문제가 집중 논의됐습니다.

당시 18살이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992년 ‘김순경 허위자백 사건’, 그리고 1999년 ‘삼례슈퍼 강도치사 사건’,

영화 ‘재심’으로도 만들어진 2000년 ‘약촌오거리 택시강도 살인사건’, 2007년 ‘수원 노숙청소년 상해 사건' 등 허위 자백으로 인한 재심 무죄 판결 사건 사례들이 두루 언급됐는데요.

“수사기관에서 사건의 심각성을 과장하거나 반대로 축소하면서 관대한 처벌 등을 약속하는 회유와 유도질문, 협박 등을 통해 허위 자백을 받아내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이런 지적들이 쏟아졌습니다.

[앵커] 신문을 안 할 수는 없고,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건가요.  

[기자] 네, 앞서 언급한 강압적인 신문이 계속되면 피의자들은 “지금 이 상황만 피하고 보자”는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허위 자백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를 ‘터널비전’ 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터널비전을 끌어내는 ‘추궁형 신문’ 그러니까 한마디로 “조사하면 다 나와, 불어” 이런 식의 신문이 아니라, 개방형 질문을 바탕으로 진술의 모순점을 파고들거나 관련 증거 제시를 통한 압박 등 이른바 ‘정보수집형’ 신문 기법을 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더불어 피의자 권리에 대한 정확한 고지와, 주요 사건의 경우 신문과정 전체의 영상녹화 등의 방안 등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요약하면 조사의 목표를 ‘자백’이 아닌 ‘정확한 정보수집’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내용입니다.

[앵커] 재심 제도 자체와 관련해선 어떤 말들이 나왔나요.

[기자] 네, “현재 우리 형사소송법은 법원의 유죄 오판이 드러나더라도 증거의 ‘명백성’과 ‘신규성’을 이중으로 요구하고 있어 재심 청구의 벽이 높다, 이를 둘 중의 하나만 충족해도 재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토론회 참가자들의 지적입니다.

이와 함께 자백 조서의 진술 신빙성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재심 청구를 원할 경우 국선변호인 조력권을 보장하는 등 오판 방지와 구제를 위한 여러 개선책들이 제시됐습니다.

[앵커] 네, 죽이지도 않았는데 죽였다고 옥살이를 시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관련 제도가 잘 마련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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