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고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구내식당 도시락에서 발견된 종이박스로 보이는 이물질. /현대제철 직원 제보

[법률방송뉴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고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단체급식에서 구더기와 애벌레 등에 나왔다는 보도 이후 현대제철 직원들의 추가 제보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28일 법률방송뉴스는 현대그린푸드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생산직 직원들에게 제공한 도시락에서 구더기가 기어 다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단독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과 SNS 상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1일 법률방송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는 현대그린푸드 도시락에서 발견했다는 갖가지 이물질들의 제보가 올라오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외식 사업 등 국내에만 3천여 개의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유독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구내식당과 도시락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제보가 집중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고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구내식당 도시락에서 발견된 비닐조각 이물질. /현대제철 직원 제보

한 제보자는 현대그린푸드 도시락에서 발견된 종이박스 일부와 생선 가시, 뜯겨진 비닐조각 등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을 공개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직원은 ‘개·돼지나 먹는 짬밥 교대 도시락’이란 제목으로 현대그린푸드 위생불량의 심각성을 고발했다.

이 직원은 글에서 “식당 밥의 불만사항이 올라오던데 도시락에 비하면 그나마 진수성찬”이라며 “예전부터 식사 질 개선 요청을 올려도 소귀에 경 읽기라서 모든 교대조 조합원이 이제는 포기수준”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 직원은 “오늘 점심 도시락에 애들 손가락만한 생선가시와 애들 손바닥만한, 개가 씹다 버린 듯한 찌그러진 생선이 반찬통에서 다른 반찬과 섞여 나왔다”며 “이런 게 안 나와도 정나미 떨어진 도시락이 이제는 완전 가축들 짬밥 수준”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직원은 “말해봐야 아무 개선 없는 것 알지만 전 사 기준으로 한 달만 도시락 체험 한 번 해보면 그나마 식당이 얼마나 양호한지 알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고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구내식당 도시락에서 발견된 잔반 이물질. /현대제철 직원 제보

또 한 제보자는 도시락에서 발견했다는 나방의 애벌레를 공개했다.

이 제보자는 “점심 도시락을 먹던 중 국에서 조그만 벌레가 나왔는데 오늘만 나온 게 아니다”라며 “며칠 전에도 나왔는데 음식 만들다 보면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겼지만 조그만 벌레 하나라도 음식에서 나오지 말아야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늘 있는 일처럼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사진을 공개했다.

밥통에서 살아있는 바퀴벌레를 발견한 제보자는 “오늘 아침 찍은 사진이고 나가는 와중에도 신발에 바퀴벌레가 들어가 있는 걸 봤다”며 “이걸 보고 나서부터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도 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

“몇 년 전 현대그린푸드 도시락에서 노린재가 나왔다” “밥과 국에서 달팽이와 메뚜기가 같이 들어있어 진짜 유기농 같았다” “백반 집보다 못한 음식을 5천원이나 받고 있다” “관할구청에서 점검을 나가 정리 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단백질을 첨가한 것” 등의 다양한 댓글들이 보는 이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직원들은 “같은 현대 계열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쉽게 계약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안심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특별한 해명 없이 “구더기는 조리 과정에서 절대 나올 수 없으며 블라인드 게시판에 게시된 음해성 주장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는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현대그린푸드 본사 직원 구내식당 식단. /현대그린푸드 SNS

반면 현대그린푸드의 SNS에 게시된 본사 직원들의 구내식당 식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본사 식당 메뉴 최고’라는 글과 함께 게시된 사진에는 스테이크와 파스타, 볶음밥 등 정성스레 차려진 현대그린푸드 본사 직원들의 구내식당 식단 모습이 담겨져 있어 보는 이들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정부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공공기관 급식시장에 재벌 참여를 허용하면서 민간 급식 시장은 이미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독무대가 된 지 오래다. 

5조원대 국내 단체급식 시장을 재벌 대기업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웰스토리에 이어 업계 2위인 현대그린푸드는 기존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 12.67%, 정교선 부회장 15.28%, 현대쇼핑 7.76%, 정몽근 명예회장 1.97%를 포함해 총수일가 지분이 37.68%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현대제철·현대차·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그룹의 일감까지 포함하면 현대그린푸드의 내부거래비중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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