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첫 영장'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20일 열려
대법원 기밀자료 무단 유출·파기... 대법원 근무시 접수사건, 변호사 개업 후 수임해 승소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판사 심리로 구속심사... 사법농단 사태 첫 구속 판사 나오나

[법률방송뉴스] 사법농단 재판거래 사태 관련 전·현 판사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내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립니다.

오늘(19일) ‘앵커 브리핑’은 ‘판사의 자격’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이 받는 혐의는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개인정보보호법,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절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일정한 높은 ‘자리’에 있지 않고는 애초에 저지를 수 없는 혐의의 범죄들입니다.

유해용 전 판사가 받는 범죄 혐의는 모두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라는 ‘위치’에서 파생한 것들입니다.

유해용 전 판사는 2014년 2월부터 2년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을,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초까진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냈습니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마친 2017년 2월엔 ‘법원의 꽃’이라는 차관급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영전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수석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 내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유해용 전 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파문이 불거지기 시작한 올 해 2월 법원을 그만두고 나와 변호사로 개업합니다.

그런데 그냥 ‘빈 손’으로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대법원 선임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있으면서 후배 재판연구관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대법원 판결문 초고 등 수만 건의 관련 자료를 들고 나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판사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에서 작성한 보고서나 판결문 초고 등은 현직 판사들도 구해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대법원 판결 흐름과 경향 등을 알 수 있어 국내 굴지 대형 로펌들이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들을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그런 대법원 재판연구실 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등 수만 건을 그냥 들고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검찰이 이런 사실을 파악하자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판사 생활의 기억이 다 담겨 들고 나왔을 뿐, 부당한 목적으로 반출한 건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검찰 청구 구속영장을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습니다.

대법원 재직 당시 대법원에 접수된 숙명여대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 사이 ‘변상금부과처분취소’ 소송을 변호사 개업 후 맡았다고 합니다.

숙명여대가 국유지를 무단점유하고 있다며 캠코가 73억원의 변상금을 부과한 데 대한 소송인데 관련 내용을 잘 아는 유해용 변호사는 숙명여대의 수임을 받아 대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유해용 변호사는 ‘억울하다, 오비이락이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공무원이 재직 중 취급한 사건을 수임하는 자체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합니다.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이 이렇게 들고 나온 수만 건의 자료.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이 세 차례나 법원에서 기각되는 사이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검찰에 ‘증거 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주고는 관련 자료들을 모두 파기했습니다.

그러곤 사법농단 재판거래 피의자가 된 현실에 동료 선후배 법관들에 “억울하다 죄가 되지 않는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셀프 구명 메일을 보냈습니다.

전직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자료를 무단 반출한 ‘절도’ 등 혐의를 받는 유해용 전 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진료 김영재 원장 부부 특허소송 관련 정보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등 사법농단 재판거래 '거간꾼' 노릇을 한 혐의들도 아울러 받고 있습니다.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기각천사’ ‘프로기각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은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심리합니다.

‘죄가 되지 않는다’ 셀프 구명 메일 논란에 대해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안위를 궁금해 하는 동기, 선후배들이 많아 메일을 보낸 것 뿐이다”고 해명했는데, 내일 유해용 변호사의 ‘안위’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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