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추천 후보... 여당 “도덕성 문제, 판결 편향적”
KIKO 판결 재판거래 의혹, MBC 노조 판결 등 도마 올라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오늘(17일) 국회에선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이석태·이은애 후보자 때완 달리 이번엔 여당이 이종석 후보자를 몰아세우고 야당이 방패를 자처하는 뒤바뀐 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이슈 플러스’, 신새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여야의 뒤바뀐 공수, 뭣 때문인가요.

[기자] 네, 이종석 후보자가 야당인 자유한국당 몫의 추천 인사인 점도 있고 도덕성이나 과거 판결을 보면 문제가 있다는 게 여당의 입장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이종석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분열된 사회 통합에 힘을 보태겠다”며 바짝 낮은 자세를 보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종석 / 헌법재판관 후보자]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조화롭고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는 데 저의 열정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갈등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통합시키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앵커] 일단 약력부터 좀 볼까요.

[기자] 네. 이종석 후보자는 1961년 대구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5기입니다. 1989년 3월 1일 인천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전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법원장,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이른바 정통 법관 출신입니다. 

[앵커] 그런데 여당은 뭐를 가지고 문제를 삼은 건가요.

[기자] 일단, 이건 왜 그렇게 다들 하고 살았는지 ‘위장전입’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사는 등 최소 4차례 정도 위장전입을 했다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은애 후보자도 다수의 위장전입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는 투기나 학군 같은 부정한 목적이 아닌 단순 실수인 반면 이종석 후보자는 그 결이 다르다는 게 여당의 공세입니다.

[앵커] 이종석 후보자는 이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말 그대로 납작 엎드렸습니다.

"당연히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도 법 위반이었기 때문에, 법관인 제가 법을 위반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고위 공직자로서 그런 잘못했다는 것은 더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깨끗이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앵커] 판결 관련해서도 좀 공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재판거래 파문과 연루된 키코(KIKO) 사건 판결과 박근혜 정부 당시 방송장악 논란이 있었던 MBC 관련 판결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이 후보자는 수출 중소기업들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던 파생금융상품 ‘키코’ 판매가 불공정 상품이 아니라고 지난 2011년 5월 판결하며 은행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는데요.

이 키코 판결은 후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까지 속출한 양승태 사법부의 대표적인 재판거래 의혹 사건 가운데 하나로, 여당 의원들의 관련 질의가 잇따랐습니다. 

이종석 후보자는 이에 대해 ”순수하게 민사사건의 법 규정과 법리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라며 재판거래 논란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MBC 판결은 어떤 판결이 논란이 된 건가요.

[기자] 네, 이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5년 10월 MBC 노조가 MBC 사측을 상대로 낸 전보발령효력정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는데요.

당시 MBC는 PD수첩 등이 소속된 교양제작국을 해체하면서 회사 측에 비판적이었던 기자와 피디, 아나운서 등 노조원 100명을 부당 전보했다고 해서 시끌시끌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이 전보조치가 정당하다며 노조의 가처분 기각 결정을 내린 겁니다.

하지만 이후 법원은 부당전보 본안소송에서 MBC 전보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본안판결에서 항고심과는 다른 판결이 확정됐기 때문에 기각 판단은 잘못됐다고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본인이 판단해보니 잘못된 판단이었다’가 아니라 ‘본안 판결에서 본인 판결과 다른 판결이 나와서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건데 잘못됐다는 건지 뭔지 좀 헷갈리네요. 다른 말들은 뭐 어떤 게 더 나왔나요.

[기자] 네. 사법농단 수사 법원의 검찰 압수수색 영장 기각과 관련한 질문에 “형사소송법의 원칙에 따라 (기각)했을 것이라고 추측만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는데요.

그럼 영장 기각이 잘하고 있는 거냐는 여당의 질책과, 법대로 하고 있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자유한국당의 엄호 공세 등 시종일관 좀 시끌시끌한 분위기에서 청문회가 진행됐습니다.

[앵커] 네. 이종석 후보자 오늘 모두발언 보니 박기후인(薄己厚人), ‘자신에겐 박하고 남하겐 후하게’가 본인의 좌우명이라고 하던데, 자신에게 엄한 것 까진 몰라도 스스로 밝힌 대로 헌재를 찾는 약자들에겐 관대했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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