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멋있어 보였을까...
자신의 임무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해내기 위한 고군분투

김혜리 법무법인 새미래 변호사

“카톡~”

지난 10일, 이정미 재판관이 탄핵심판 선고를 막 마칠 때쯤 카톡이 왔다. 친언니였다.

“혜리야! 이정미 재판관 너무 멋있어! 너도 그렇게 되면 안 돼?”

나는 얼른 네이버에 이정미 재판관을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프로필을 눈여겨보았다.

나는 언니에게 바로 카톡을 보냈다.

“언니! 나 아무래도 다시 태어나야 될 거 같아...”

언니는 내 대답에 크게 웃었고, 나도 같이 따라서 웃었다.

 

그리고 그날 밤 침대에서 바로 잠자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요즘따라 아침에 거울을 볼 때마다 얼굴에 주름이 하나씩 보이곤 하는데, 그걸 볼 때마다 혹시 앞으로 더 나이가 들면 외형적으로 아무런 매력이 없어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우울해했었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이정미 재판관을 보면서 그녀처럼 나이를 먹어가면 그런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번 탄핵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내가 길거리에서 평소의 이정미 재판관을 보았다면 그냥 별다른 반응도 없이 지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탄핵 재판에서 이정미 재판관은, 같은 여성 법조인이 보아도 도저히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가 없었다. 속으로 연신 “멋있고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왜 그렇게 이정미 재판관이 멋있어 보였을까?

단순히 그녀가 많은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였을까? 아니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헌법재판관’이라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그건 그녀가 이 혼란스러운 때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그 임무를 충실하게 해내기 위해서 개인적인 안락함과 편안함을 포기하고 수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기 때문이다.

 

물론 탄핵 각하나 기각 판결 아닌 탄핵 인용 판결을 선고해서 많은 국민들에게 멋있어 보이는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이정미 재판관이 약 2~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4만8천여 쪽에 달하는 서면을 꼼꼼히 검토하고, 당사자 대리인으로부터 여러 번 모욕적인 언사를 듣는 와중에도 강도높은 재판을 훌륭히 소화하며, 개인적으로 생겼을 여러 고뇌와 번민을 이겨내며, 최종적으로 약속된 시간에 오로지 헌법과 자신의 양심에 근거하여 일정한 결론을 낸 것에 개인적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만약 당신도 그렇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정미 재판관처럼 ‘반짝 반짝’ 빛나고 있을 테니 자신감을 가져라!

 

나도 현 세상에서는 이정미 재판관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법조인은 못 될지라도(웃음),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 나가다보면 그녀같이 충분히 멋있는 여성 법조인처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오늘도 파이팅! 이다. /김혜리 · 법무법인 새미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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