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안하겠다" 서약서 쓰고 이튿날 '문서 파기'... "사법농단 수사 방해, 해도 너무한 법원"
"증거인멸 안하겠다" 서약서 쓰고 이튿날 '문서 파기'... "사법농단 수사 방해, 해도 너무한 법원"
  •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18.09.11 2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재판 문건 무더기로 들고 나간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범죄가 되지 않는다"... 법원, 검찰 3차례 압수수색영장 모두 기각
"증거인멸 시간 벌어준 법원, 영장심사 기간에 관련 문건 모두 파기"
"본인 관련 증거 파기는 증거인멸죄 불성립... 이런 점 알고서 파기"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사법농단 재판거래 수사, 해도 너무한 법원 '제 식구 감싸기' 얘기 해보겠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 법률’입니다.

논란의 중심 인물 유해용 전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이라고 하는데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네, 이분이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지냈습니다. 재판연구관이 대법원의 주요한 재판에 관여를 하는데요. 이분은 수석 재판연구관이니만큼 정말 중요한 재판에 많이 관여했습니다.

대법원 상고심 사건의 재판연구관으로 재판을 검토하면서 판결문 초고 이런 것들을 수백 건, 또는 추정하기에는 수만 건 가까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을 들고 나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그 내용 중에는 상당히 중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통진당 관련된 사건, 전교조 관련 사건, 강제징용 소송 관련된 것들, 그 다음에 박 전 대통령 '비선 진료' 김영재 원장 특허 관련 사건들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가지고 나간 자료 중에 그 관련 자료들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보여지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을 모두 들고 나갔다는 것입니다.

[앵커] 변호사 개업을 하면서 들고나갔다는 말씀인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네.

[앵커] 그러면 압수수색영장 같은 것을 검찰이 청구를 한 것 같은데, 다 기각이 됐다는 얘기인거죠.

[남승한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영장을 3차례 청구를 했는데, 상당히 오랜 기간 가지고 있다가 기각을 이제 했고, 아주 극히 일부 하나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기각을 했는데, 그 기각한 사이에 상당수의 문건이 파쇄 됐다, 이런 것인데요.

[앵커] 무슨 말인가요. 문건 파쇄는.

[남승한 변호사] 검찰이 마지막 영장을 7일 청구했습니다. 휴일이 끼기는 했지만 10일, 나흘 만이죠. 나흘이 지난 뒤에 영장을 기각했는데요.

일단 발부 여부 결정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조금 걸린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기각을 하면서 법원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대법원의 기밀자료가 불법 반출됐다, 그런데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서는 정작 "대법원 입장에서 볼 때 이게 부적절한 일이기는 하지만 범죄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범죄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서 기각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 반출해서 소지한 자료 관련 이런 말도 덧붙였는데요. "유 전 연구관이 반출해 소지한 자료를 수사기관이 압수수색해서 취득하는 것은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 이런 사유를 덧붙여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앵커] '범죄 성립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 이런 기각사유는 가끔 본 것 같은데 '죄가 되지 않는다' 이런 기각사유는 처음 본 것 같은데, 이건 가끔 있는 일인가요 어떤가요.

[남승한 변호사] 저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기각사유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서 죄가 되지 않는 것도 잘못 청구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일단 검찰이 청구한 영장의 혐의 사실이나 또는 저희들이 추측해 보건데 이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을 것이고, 정보를 수집했는데 보관하는 사람이 목적과 관계없이 반출한 것이니까 또 공공기록물에 해당할 수 있으니까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일 수도 있고, 다툼의 여지는 있을 수 있습니다.

절도죄 해당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데,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경우 예를 들면 '범죄 혐의 소명이 안됐다' 이런 것은 봤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기각 사유를 들어 기각하는 것은 아주 특이한 사례 같습니다.

[앵커] 앞서 잠깐 언급하긴 했는데, '문서 파쇄' 이것은 무슨 얘기인가요.

[남승한 변호사] 네, 유 전 연구관, 유 변호사가 이 해당 문건을 검찰이 "일단 임의제출 해달라" 이렇게 요구를 하니까요.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 이런 내용의 서약서를 썼습니다.

그러고 나서 결과적으로 이튿날 문건을 파쇄한 것인데요. "관련 서류들은 파쇄했고 usb 저장 장치들은 분해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압수수색을 하지도 못했는데 파쇄, 분해한 거는 어떻게 안 건가요 그러면.

[남승한 변호사] 일단, 결과적으로 이게 흔히 증거인멸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인데요.

자기의 범죄에 관해서 자기가 자기 증거를 없애는 것은 증거인멸이 아닙니다. 유 전 연구관으로서는 그 점을 알기 때문에 문서들을 파쇄한 것으로 보이고요.

'검찰에 약속한 것은 약속한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문서 파쇄했다. 어떡할래' 이제 이렇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법원이 영장청구한 사실, 청구하고 그 사이에 뭐 이걸 파쇄했으니까 결과적으로 영장 청구하고서 검찰이 어떻게 하지 못 하는 사이에 파쇄해서 증거가 인멸이 돼버리는 그런 형태가 된 것 같습니다.

[앵커] 본인이 본인한테 불리한 걸 없애는 것은 증거인멸이 아닌 모양이네요.

[남승한 변호사] 네, 본인의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증거인멸로 처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경우에는 과연 본인에 관한 증거 인멸일 것이냐 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 문건을 혹시 전달해준 사람이 있거나 이러면 그 경우에는 그 사람에 대한 범죄 혐의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거는 증거인멸이 될 소지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앵커] 뭐 판사들한테 구명메일을 보냈다고 하는데, 그건 또 무슨 얘긴가요.

[남승한 변호사] 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복수의 현직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문건유출과 관련해서 "내가 추억 삼아서 가지고 나온 거다. 부당한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이런 취지의 항변을 했다고 합니다.

메일 내용에 대해서는 이게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해서 "공무상 비밀도 아니고 공공기록물도 아니다" 이런 취지의 얘기도 했는데 스스로 법리를 판단해서 '이런 점에서 좀 죄가 안 되는데 너무한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과적으로 나중에 관련 재판을 할 수도 있는 판사들에게 내용을 보낸 거고 스스로 이미 변론도 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 점에 있어서는 상당히 부적절한 것 같고요.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이런 점을 들어서 마치 "죄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한 것이라서 이런 점에서도 부적절해 보입니다.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통진당 사건에 대해서 일부만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가지 상당히 미심쩍고 부적절하고 불법적이기도 하고 이런 것 같습니다.

[앵커] 그 영장 기각한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 이 사람은 유해용 전 대법관 수석재판연구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유 변호사가 대법원 선임 재판연구관으로 재직할 당시에 재판연구관실에 함께 근무했습니다.

유 변호사가 반출한 문건에는 당시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보고서 등도 포함되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본인과 관련된 거니까 정확한 영장심사 기피 사유나 회피 사유가 안될지 모르지만, 제척사유가 안될지 모르겠지만 '회피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의견들도 나오는데 바로 이런 사유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앵커] 이건 뭐 일련의 흐름, 양상 보면서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남승한 변호사] 네, 압수수색영장을 이렇게 많이 기각하는 사례가 없다는 것은 전에도 좀 말씀드렸습니다.

수사의 준비단계 정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강제수사 중에는 굉장히 정도가 낮은 거라서 압수수색 영장까지 기각하면 검찰은 수사할 방법이 없구요.

압수수색 영장의 기각이 특히 법원과 관련된 사건에서 유독 너무 높습니다. 수사 준비와 관련해서 검찰이 아무 준비도 못하게 하는 점도 있고.

더더구나 유 변호사는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와야 자료를 내주겠다" 이렇게 항변하면서 검찰의 임의제출 요구도 거절했는데, 그런 점을 법원행정처가 나중에 유변호사를 통해서 보고 받고, 또 문서를 파쇄했다는 사실도 법원행정처가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파쇄했다" 이렇게 법원행정처가 발표하는 이런 이상한 형국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통상의 경우에 압수수색 영장은 거의 다 발부되는 것 같고, 기각률이 1%도 안 되는 것 같고 이런데 유독 법원 관련된 사건에서만 이렇게 90% 넘게 높이 기각을 하면서 더구나 더 수사해 나가야 될 상황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정말 과도하고 이상한 것 같습니다

[앵커] 네, 법원이 너무하기는 너무한 것 같네요 정말.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