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90일 수사기간 종료... 마지막날 19명 추가 기소
박 대통령 '조건부 기소중지' 않고 검찰에 자료 넘겨 계속 수사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관련자 5명 모두 기소... 4명은 불구속

28일 수사기간이 종료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9명을 추가로 기소하고 90일 동안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해 이미 기소된 13명 등 모두 30명에 이른다. 이날 기소된 19명 중 이미 기소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다른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피의자로 입건하면서도 '조건부 기소중지'는 하지 않고, 수사 관련 자료 일체를 검찰에 넘겨 향후 검찰이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90일 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입' 역할을 한 이규철 특검보가 28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마지막 언론 브리핑을 끝내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씨에게 수백억원대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그룹 수뇌부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관련자 5명 전원이 기소됐다.

5명 중 이 부회장만 구속 기소됐고, 최 부회장 등 4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와 재산 국외도피 및 은닉, 횡령 등 혐의를 받았다. 최 부회장 등은 뇌물공여 공모 등의 혐의를 받았다.

최순실씨의 숨겨진 재산 추적에도 수사력을 집중해왔던 특검은 이날 최씨의 파악된 은닉 재산에 대해서 추징 보전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미 구속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특가법 위반으로 추가 기소됐다. 이 밖에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 원장,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경희 전 이대 총장과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등도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이 기소한 30명에 대한 공소 유지는 특검이 계속 담당한다. 특검은 이를 위해 파견검사 20명 중 8명을 잔류시키기로 했다. 특검은 효과적 공소 유지와 재판 진행을 위해 최소 검사 10명가량은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법무부는 이날 "향후 공소 유지 잔류 검사는 8명으로 한다"는 공문을 특검에 보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마지막 정례 브리핑에서 "최소한의 범위로 인원을 유지한다"며 "공소 유지를 하며서 특검보와 특별수사관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이 당초 박 대통령을 조건부(시한부) 기소중지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가 사건을 검찰에 넘긴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되면서 수사가 미진해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검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이에 대해 이 특검보는 "최종적으로 특검에서 검토한 결과, 특검에서 수사를 하지 못했던 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를 포함해 관련 혐의를 모두 조사한 뒤에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서 모든 수사 결과를 검찰로 이첩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마지막 브리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아쉬운 순간 등 특검 90일의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답변을 드리기엔 부적절하다"면서도, 브리핑이 끝날 무렵 "수사는 끝났지만 더 중요한 공소 유지가 남아있다.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정이 복받친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특검은 3월 6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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