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수첩 39권 청와대 보관 경위 "압수수색 어려울 것 같아서.."
박대통령-이재용 3차 독대 관련 내용 등 기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달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작성한 수첩 39권이 그동안 청와대 경내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 수사 관련 새로운 자료가 청와대 안에서 나옴에 따라 청와대 압수수색 필요성에 대한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특검 등에 따르면  해당 수첩은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앞서 확보한 17권과는 다른 것으로 안 전 수석이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2014년 6월부터 작년 11월까지의 업무 기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새로 입수한 수첩엔 특히 ‘문화융성·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달라’ 등 작년 2월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른바 3차 독대와 관련된 메모도 다수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첩을 특검에 제출한 안 전 수석의 보좌관 출신 김모씨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수첩을 받아 청와대에 보관해오다 안 전 수석의 지시로 해당 수첩을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출 이유와 배경과 관련해선 안 전 수석이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씨 부인 박채윤씨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녹취록이 드러나는 등 특검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특검에 ‘선처를 호소’ 하며 김씨를 시켜 특검에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첩에는 또 미얀마 정부 공적개발원조자금(ODA) 관련 최씨가 권한도 없이 사적으로 이익을 취하려 한 내용과 외교관 경력이 전혀 없던 유재경 주 미얀마 대사가 임명되는 과정 등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번 주 후반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문화융성.스포츠 지원’ 등이기재돼 있는 안 전 수석 해당 메모가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적어 놓은 것이 맞는지 등에 대해 안 전 수석을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안 전 수석의 수첩을 특검에 제출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청와대는 김씨를 크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의 수첩을 청와대에 보관한 경위에 대해 김씨는 "경내 압수수색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특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압수수색 관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압수수색 승인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특검은 6일까지 답변을 기다린 뒤 압수수색 재시도나 임의제출 등 후속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압수수색은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니라 필수적인 증거 수집을 위한 절차”라며 압수수색 필요성을 다시 강조한 바 있다.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비선 진료'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의 부인 박채윤씨가 4일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후송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5일 오후 특검 사무실로 재소환되는 박씨./ 연합뉴스

한편 안 전 수석에게 현금 2천5백만원과 안 전 수석 부인을 위해 이른바 명품 가방 등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지난 4일 특검에 소환된 뒤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박채윤씨는 검진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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