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사무실서 미리 준비한 듯 "자백 강요, 민주주의 특검 아니다" 고성
특검, 뇌물수수 및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별도 구속영장 청구 검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한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피의자 최순실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25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강제구인했다. 

이날 오전 11시 16분쯤 강제 구인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최씨는 호송차에서 내리자마자 취재진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하며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고 소리쳤다.

이어 엘리베이터 입구에선 호송관들의 제지를 뿌리치며 "우리 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려 하고 있다"'며 거듭 '너무 억울하다'고 고함을 질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에 6차례 불응한 최순실씨가 25일 강제구인돼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최씨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억울하다"고 소리쳤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최씨는 지난 달 24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특검 출석이다. 첫 출석 이후 최씨는 '건강상의 이유', '강압 수사' 등을 이유로 그동안 6차례 특검 소환에 불응해 왔다. 

당초 특검팀은 최씨의 재판이 24일과 25일 연이어 잡혀 있어서 26일 이후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5일로 예정된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공판이 다음달 10일로 연기되면서 이날 즉각 집행하게 됐다.

우선 특검팀은 최씨와 관련된 의혹 중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부터 살펴볼 예정이다. 이날 집행된 특검팀 체포 영장에도 ‘업무방해’ 혐의만 기재돼 있다. 특검 수사는 체포영장에 기재된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가 가능하다.

남궁 곤 이대 전 입학처장 등 이대 교수 4명이 구속되는 등 이대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가 어느정도 마무리 된 상태지만 최씨에 대한 특검 수사는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최씨 측이 특검 수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최씨 측은 지난 21일 특검 수사에 불응하며 ‘강압수사’를 불출석사유로 꼽은 바 있다. 최씨 측 변호를 맡은 이경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 역시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될 경우 묵비권 행사 등의 법률적 조언을 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씨 또한 이날 특검팀에 강제 구인되면서 "여기는 더이상 민주적인 특검이 아니다"고 소리를 지르는 등 특검 수사에 순순히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와관련 특검은 최씨에 대해 수사해야 할 혐의가 많은 만큼 체포영장에 기재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 짓고 뇌물수수와 의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영장 등은 추후 별도로 청구해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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