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필요시 대질신문 가능성...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 고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 조 장관을, 10시 김 전 실장을 각각 소환 조사했다.

조 장관은 오전 9시1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의혹과 국회 위증 논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특검 조사에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김 전 실장의 지시 여부, 장관 취임 이후 블랙리스트 집행에 관여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김 장관이 조사실로 향한 지 30분 후 김 전 실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1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최준호 기자 junho-hoi@lawtv.kr

특검팀은 이날 두 사람을 대상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전반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필요할 경우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대질신문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블랙리스트 작성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두 사람을 상대로 수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한 수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블랙리스트 의혹 연루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 그동안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작성 배후에 박 대통령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관련 의혹들 중 자료가 확보된 부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김 전 실장 자택 압수수색 당시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부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면서도 “긴급체포 요건과는 직접적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없다고 부인하다가 지난 9일 청문회에서는 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직접 본 적은 없고 작성 및 전달 경위 역시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앞서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집행에 관여한 혐의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3명을 구속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