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청구 방침... 최경희 전 총장도 곧 소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이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김 전 학장을 업무방해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학사특혜 의혹 전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이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에 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온 김 전 학장은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에게 정유라씨에 대한 학점 특혜를 지시한 바가 있느냐"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의 지시를 받았나" "최순실씨를 알게 된 시점은 언제인가"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이날 김 전 학장을 상대로 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아마 오늘 조사 후 신병처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김 전 학장의 신병처리 여부가 결정되면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한 소환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유방암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김 전 학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특검보는 “특검도 김 전 학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김 전 학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학장은 정씨가 이대에 입학할 당시 면접 과정에 개입해 특혜를 제공하고, 출석일수 미달인데도 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정씨에 대한 특혜 전반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정씨에게 기준보다 높은 학점을 준 혐의(업무방해, 증거위조교사, 사문서위조교사,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로 구속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는 배후에 김 전 학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류 교수의 변호인인 구본진 변호사는 “김경숙 전 학장이 류 교수에게 최순실씨와 정유라씨를 잘봐주라고 부탁하면서 3번이나 요청을 해 지난해 4월 교수실에서 최씨와 정씨를 1분간 만났다”며 “류 교수가 이후 조교에게 정씨를 잘봐주라고 했고, 그 이전까지는 최씨나 정씨가 누군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또 “김 전 학장이 ‘정윤회 딸이 학교에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정윤회 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시켜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했다”며 “김 전 학장이 ‘학교에서 생긴 일이니 학교에서 도와줘야 될 것 아니냐’고 말해 류 교수는 정씨에게 정말 우울증이 있는 줄 알았다”고 주장해 특혜에 김 전 학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학장은 또 정씨가 2014년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에 응시했을 당시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 정씨의 응시 사실을 알려 부정 입학을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남궁곤 전 처장은 지난 10일 구속됐다.

김 전 학장은 그러나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김 전 학장은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정씨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학점 부여 등은 교수의 개인 권한으로 어떠한 지시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남궁곤 전 처장에게 정씨에 대한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검은 교육부가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씨가 남궁곤 전 처장과 류 교수 등에게 정씨에 대한 특혜를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정씨가 이대 합격자 발표 이전에 미리 자신의 합격 소식을 알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전 학장이 내부 정보를 제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조특위는 지난 9일 김 전 학장과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처장 등을 청문회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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