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중에 전화... 악몽같은 8년이었다"... '갑질' 논란 청호나이스 전 여성 플래너의 분노
"출산 중에 전화... 악몽같은 8년이었다"... '갑질' 논란 청호나이스 전 여성 플래너의 분노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8.08.20 20: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신 사실 알리자 '애 낳을 거냐'... 모성보호 개념 자체가 없는 회사”
남성 엔지니어에 '갑질' 논란 청호나이스... 전 여성 플래너 인터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청호나이스 "플래너는 개인사업자, 논외"

[법률방송뉴스] 저희 법률방송에서 청호나이스가 정수기 엔지니어 기사들을 상대로 정수기 판매량 강제 할당 등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의혹과 논란에 대해 꾸준히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이게 남성 정수기 기사들에 대한 갑질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여성인, ‘플래너’라고 불리는 방문판매원들에 대해서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았는데요.

얘기를 듣고 보니 ‘아직도 이런 전근대적인 회사가 있나’ 정도가 아니라 ‘이게 실제 벌어진 일인가’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는 말들이 많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법률방송 ‘LAW 투데이 인터뷰’, 신새아 기자가 전직 청호나이스 플래너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7살 남자아이와 4살 여자아이의 엄마인 김진경씨(가명)는 청호나이스에서 8년간 플래너로 일했습니다. 

팀장을 거쳐 ‘방문판매원의 꽃’인 지사장까지 올라갔지만 어느날 문득 김씨는 청호나이스를 그만두었습니다. 

[김진경(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그때보다는 굉장히 여유로워요. 나온 지 서너 달 만에 되게 후회했어요. 더 일찍 나올 걸...”

“청호나이스에서의 8년은 악몽”이었다는 김씨는 청호나이스에서 어떤 일들을 겪었던 걸까. 

일단 실적 압박에 근무강도가 무지막지했다고 합니다. 

[김진경(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때만 해도 ‘디데이’라는 게 있어 가지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그래서 이제 지사의 목표 대수가 주어지는데 그날 그걸 다 달성을 해야만 퇴근이 가능한 거죠”

특히 가장 악몽같고 서럽기까지 했던 건 임신과 출산을 거치며 그녀가 겪었던 일들입니다. 

[김진경(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근데 그때 같이 근무하던 지사장님이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낳을 거냐고. 애기 낳을 거냐고 그러는데, 그 말에 진짜 울컥했죠. 이 회사를 다녀야 돼, 말아야 돼...”

일단 임신한 여성에 대한 배려는커녕 청호나이스엔 ‘모성 보호’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는 게 김씨의 말입니다.

[김진경(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임신을 했다라고 해서 뭐 이제 다른 일반적인 회사처럼 뭐 좀 배려해 준다든가 이런 부분은 전혀 없어요. 영업조직이다 보니까. 임신을 했으면, 했어도 ‘그건 이제 네 사정이고’ 이런 식으로 토요일, 일요일 없이 그냥 무조건...” 

엄청난 실적 압박에 그녀는 출산한 당일에도 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진경(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출산을 하고 있는데도 전화는 거의 뭐 수백 통씩 걸려오고... 뭐 이래저래 눈치 보고... 저도 뭐 (아이를) 낳았는데 일주일 쉬고 마감을, 다시 집에 와 가지고 출근을 해서 신생아를 옆에 두고 마감을 했죠...”

하도 믿기지 않아 두 번, 세 번씩 확인했지만 김씨는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진경(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출산하고 일주일 만에 다시 복귀를 했다고요?)
“네, 했죠. 하고 매일 출근은 힘드니까 한 달 정도는 이제 일주일에 두세 번 나간다든지 이런 식으로...”

육아휴직도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얘기, 청호나이스 얘기는 아닙니다.

[김진경(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복지사항으로는 있는데 실제로는 쓰기가 힘들어요.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이 된다는 100% 보장도 없고. 왜냐면 휴직을 쓰면 퇴사로 이어지는...” 

시간외 근무는 기본, 출산휴가나 육아휴가 같은 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는 전직 청호나이스 여성 플래너의 생생한 증언.

그러나 청호나이스의 해명은 180도 다릅니다. 임산부에 시간외 근무 강요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출산휴가든 육아휴가든 원하기만 하면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
“그냥 법적으로 되어 있는 거, 저기 뭐 출산 뭐 휴가라든가 이런 것들은 다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고요. 뭐 출산 그걸로 인해 가지고 얘기 나온 건 전 지금까지 한 건도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과연 사실일까.

'임산부를 새벽 1시까지 일 시키고 여직원에게 커피 타 오라는 회사'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청원글입니다.

“6~7개월 임산부도 오전 8시부터 새벽까지 일 시키는 회사. 진짜 해도 너무하는 회사“ 바로 "제 가족이 다니고 있는 청호나이스“가 그 ‘임산부를 새벽까지 일 시키는 해도 너무한 회사‘라는 게 청원글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청원자는 자신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임산부의 청호나이스 근무실태를 자세히 적어 놓았습니다.

“매달 말일이면 제 가족은 12시가 넘어 퇴근한다. 오늘같이 다음날이 ‘근로자의 날’이어도 새벽까지 일을 한다“,

“지금 15시간 일을 하고 밤 11시가 넘은 이 시간까지도 전화도 눈치 보며 받으며, 집에 가란 말을 하지 않는다며 전화를 서둘러 끊었다“는 게 청원자의 말입니다.

댓글들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동의한다. 마감문화 너무 한다. 매출 및 판매실적 모자란다고 톼근 안 시켜준다“

"크나큰 고민 끝에 그만두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잘한 일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더러운 회사다“는 식의 댓글들이 달려 있습니다. 

김씨가 겪었다는 일과, “잘 그만뒀다”는 김씨의 증언과 똑같습니다.

[이수진(가명) / 전 청호나이스 플래너]
“그만두시는 분들 취재 다 해보시면 불만들이 거의 다 불만들이 많죠. 그때 당시는 정말 나왔을 때는 뭐 어떻게... 정말 기자들한테 이야기 한 번 해보고 싶었지만 그때 당시는 뭐...”

청호나이스 회사가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입니다.

제10장 남녀평등과 모성보호 조항 제47조 1항에 “회사는 임신 중인 여성근로자에게 90일의 유급보호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3항은 또 “임신 중인 여성근로자에 대해선 시간외 근로를 시키지 아니한다“고 돼 있습니다.

“유급보호휴가를 주어야 한다”, “시간외 근로를 시키지 아니한다” 선택 조항이 아닌 의무조항입니다.  

이런 단체협약은 그러나 청호나이스 플래너들에겐 말 그대로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플래너, 방문판매원들은 현행법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단체협약의 적용과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청호나이스가 임산부에 시간외 근무를 사실상 강요해도, 출산휴가나 육아휴가를 주지 않아도 ‘법적으로’ 자신만만할 수 있는 이유이자 배경이기도 합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
“그러니까 플래너 분들은 개인사업자인 거고, 개인사업자 분들은 뭐 개인사업자 분들이니까 뭐 그거는 논외인 것 같고...” 

정수기 엔지니어 기사들과 여성 플래너들의 땀과 눈물.

한국능률협회컨설팅 고객만족도 7년 1위, 한국소비자포럼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8년 수상. 그 ‘빛나는’ 실적 이면에 숨어 있는 청호나이스의 민낯입니다. 

“21세기 초우량 기업, 더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청호” 청호나이스 홈페이지 인재채용란에 나오는 청호의 인재상이자 미래상입니다.

그러나 청호나이스에 ‘더 밝은 미래’가 있을진 몰라도 엔지니어 기사나 플래너, 직원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는 없다는 게 법률방송 취재진이 만난 전현직 청호 직원들의 한결같은 말입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8-08-23 10:16:37
미친 싸 이 코 회사 회사 직원들 보증금 가지고 돈놀이나 하는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