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필로폰'. /연합뉴스
마약 '필로폰'.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감기약에서 추출한 원료로 필로폰을 만들어 판매하려다가 적발된 사위와 장인에게 각각 실형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7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공범인 A씨의 장인 B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의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필로폰 판매를 담당한 C씨에게 징역 6개월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D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과 검찰 등에 따르면 제약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적 있는 A씨는 올해 초 해외 인터넷 사이트서 감기약을 이용해 필로폰을 만드는 법을 알게 됐고, 이후 A씨는 서울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장인 B씨와 함께 필로폰을 만들어 팔기로 올해 2월 공모했다.

이들은 필로폰의 원료를 구하기 위해 대량으로 약을 파는 약국을 수소문해 7천200정의 감기약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구로구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장인 B씨는 공장 내부에 필로폰 제조시설을 설치하도록 장소를 제공했고 원료 구매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A씨는 인터넷에서 찾은 필로폰 제조법을 범죄에 활용했다.

감기약에서 필로폰의 원료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A씨는 제약회사 근무 당시 받아둔 샘플 감기약과 인근 약국을 돌며 확보한 감기약 3천정을 이용해 석 달 동안 5차례에 걸쳐 약 660kg의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백색 가루를 만들었다.

1회 투약분 0.03g 기준으로 2만 2천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고, 금액으로는 20억원에 달한다.

A씨의 지인인 C씨와 D씨는 백색 가루 380g을 넘겨받아 부산에서 4천 여 만원에 팔려다가 검찰 수사관에 체포됐다. 이후 A씨와 B씨도 검거됐다.

검찰이 압수한 백색 가루를 분석해보니 필로폰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A씨가 필로폰 원료 추출에는 성공했지만 정제 기술 등이 없어 필로폰을 만드는 데는 최종적으로 실패했다.

김 부장판사는 "만약 피고인들이 필로폰 제조에 성공해 실제로 유통했을 경우 심각한 사회적 해악을 초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피고인들이 범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얻은 이익이 없는 점, 동종의 범행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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