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공정위원장 3명 줄줄이 검찰 소환 '초유'의 사태... 전속고발권 폐지로 가나
전 공정위원장 3명 줄줄이 검찰 소환 '초유'의 사태... 전속고발권 폐지로 가나
  • 김정래 기자
  • 승인 2018.08.03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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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찬 이미 구속... 노대래, 김동수 하루 사이 잇달아 소환
"공정위 고위간부 퇴직 후 취업시켜라" 대기업 압박 혐의
공직자윤리법 피하려 간부들 경력 세탁... 검찰 "조직적 범죄"

[법률방송뉴스=전혜원 앵커] 전직 공정위원장들이 직원 재취업 비리로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슈 플러스’, 김정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앵커] 검찰에 소환된 전직 공정위원장들, 면면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어제 노대래 전 공정위원장에 이어 오늘(3일)은 김동수 전 공정위원장이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됐습니다. 지난 달 26일엔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이 검찰에 불려 나왔습니다.     

현 김상조 19대 공정위원장 직전인 16, 17, 18대 공정위원장들이 같은 혐의로 모두 검찰에 소환되는 말 그대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이들은 모두 재임 기간 중 퇴직 간부들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대기업에 압력을 넣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미 정재찬 전 위원장의 경우 ‘혐의가 소명된다’며 지난 달 30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 구속된 상태입니다. 

[앵커] 직원 재취업 알선을 어떻게 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4급 이상 퇴직 예정 간부의 ‘재취업 리스트’를 작성해 주요 대기업에 이들을 고문 등으로 채용하라고 압박했다는 건데요.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4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퇴직 후 직전 5년간 본인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과 관련성 있는 기업에 3년간 재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그런데 정년을 앞둔 고위 간부들에게 기업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맡겨 해당 규정에 걸리지 않도록 경력 세탁과 관리를 해준 뒤 대기업에 일대일로 매칭하는 방식으로 재취업을 알선했습니다. 

대기업에 재취업을 압박하며 ‘최저 연봉 수준’까지 제시했다고 하는데요, 운영지원과장→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순으로 보고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한마디로 공정위 조직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불법 재취업을 압박해 왔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앵커] 압박도 그만한 힘이 있어야 하는 거겠죠. 공정위가 대기업들을 상대로 일종의 ‘갑질’을 행사할 수 있는 원천이 뭘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공정위를 흔히 ‘경제 검찰’ 이라고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바로 공정위 ‘전속고발권’입니다. 

전속고발권은 담합 · 독점 등 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인데요.

원래는 공정거래법 고소·고발 남발로 인한 기업 활동 위축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인데요. 

공정위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전속고발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상현 변호사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이상현 변호사]
“공정위 소관 법률 위반 사항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업 보호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감이 있습니다. 의무고발요청제도 자체를 인정한다는 것이 공정위에서도 전속고발권이 상당히 무리한 제도라는 것을 자인하지 않는가...”

[앵커] 검찰 입장에서는 이 참에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싶어 하겠네요. 

[기자] “공정위가 조사하는 사건이 캐비닛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 모른다. 밖에서는 어떤 사건이 공소시효가 도과됐는지 알 수 가 없다. 공정위가 왜 면죄부를 주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구상엽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지난 6월 한 세미나에서 한 발언인데요. 말씀하신대로 사실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는 검찰의 오랜 숙원 사업이기도 합니다.

실제 구상엽 부장검사의 저 세미나 발언 다음 날 검찰은 ‘직원 불법 재취업’ 혐의 등 수사를 위해 공정위를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전속고발권 폐지 명분을 더 만들어내기 위해 공정위를 털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검찰은 뭐 당연히 부인할 텐데, 공정위 반응은 나온 게 있나요. 

[기자] 네, 유구무언. 한 마디로 입은 있지만 할 말은 없다는 게 공정위 입장인데요. 내부적으로 ‘함구령’이 내려진 듯한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공정위 대변인실 관계자 말을 들어보시죠. 

[공정위 관계자]
"저희 대변인실도 그렇고 아마 다른 부서에 연락을 하셔서 저희 직원들께 문의를 하셔도 저희 입장에 대해서는 말해 주실 곳이 아마 없으실 거예요"

[앵커] 네, 의도와 배경을 떠나 가진 권력으로 갑질을 일삼았던 행태에 대해선 철저한 수사와 제도적인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검찰에 소환된 전직 공정거래위원장들. 오른쪽부터 정재찬, 노대래, 김동수 전 위원장. /법률방송
검찰에 소환된 전직 공정거래위원장들. 오른쪽부터 정재찬, 노대래, 김동수 전 위원장. /법률방송

 

김정래 기자 junglae-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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