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사하는 고영한 대법관. /연합뉴스
퇴임사하는 고영한 대법관.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직을 맡았던 고영한 대법관이  '재판거래 및 판사사찰' 의혹 문건을 작성하는 데 관여한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혔다.

고 대법관은 지난해 법원의 1차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조사 이후 책임을 지고 행정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찰은 고 대법관을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규명을 위한 핵심 수사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1일 오전 10시 대법원청사 2층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서 고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해 법원 가족은 물론 사법부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대법관은 그러면서도 사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법원은 사회의 급격한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는 명제 또한 오늘의 우리 사회에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본연의 임무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각종 권력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법관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러한 소임을 다할 때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사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퇴임식을 한 김창석, 김신 대법관도 이번 사태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김창석 대법관은 "법원이 처한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해명돼야 한다"며 "그러나 사법작용 자체에 대한 신뢰마저 무분별하게 훼손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 대법관도 "국민에게 큰 실망과 충격을 드리게 돼 참담한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면서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대한민국 대법관들이 무슨 거래를 위해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재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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