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피의자로 소환 조사
박 대통령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입증 핵심 '삼성 합병' 수사 급물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형표(60)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진수(58)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26일 오전 두 사람의 자택에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개인 업무일지 등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문 전 장관과 김 비서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의 찬성 의결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 이들의 혐의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26일 오전 삼성 합병 찬성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의 이날 압수수색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입증을 위한 핵심 의혹으로 지목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 과정 수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삼성은 최순실씨 모녀에게 거액을 특혜 지원해주는 대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은 최씨 모녀에게 승마용 말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220억원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청와대가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 대가로 국민연금을 압박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돼 주주로 큰 피해가 예상되고,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던 국내외 회사들이 합병 반대를 권고했지만 결국 찬성 표를 던졌다.

특검팀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관계자들 소환 조사에서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의 뜻이라며 합병 찬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오전 특검에 소환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문 전 장관의 지시 여부에 대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에 대한 조사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문 전 장관과 김 비서관을 소환해 삼성 합병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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