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출석 권성동 의원 "이유 여하 막론 우리 강릉 주민들께 심려 끼쳐 진심으로 송구"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오늘(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오늘 ‘앵커 헤드라인’은 권성동 의원 영장실질심사 관련 얘기입니다.

오전 10시 16분쯤 법원에 나온 권성동 의원은 취재진에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강릉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우리 강릉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들 드립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본인은 죄가 없다’는 뉘앙스입니다.

그 자신 검사 출신에 지난 2년간 법무부와 검찰을 관할하는 국회 법사위원장을 지낸 권성동 의원은 “검찰 특별수사단의 사실인정과 법리 구성에 문제점이 많고 무리한 구성이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차분하게 소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율사 출신답게 ‘전문용어’를 써가며 ‘혐의 없음’을 주장한 겁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야 참석해 혐의 없음을 주장하는 건 피의자의 의무이자 권리이니 뭐라고 할 바가 못 됩니다.

다만 “강릉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발언은 한마디 안 하고 넘어갈 수 없습니다.

왜 콕 집어 ‘강릉’, ‘강릉 시민들께’만 송구하다는 건지. 강원랜드가 강릉에 있는 것도 아니고 강릉이 권성동 의원 지역구임을 감안해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청탁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하는 마당에 채용 탈락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기가 뭐하면 그냥 통상의 경우처럼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하면 될 것을 뒷맛이 영 씁쓸합니다.

권성동 의원은 본인은 깨끗하다고 주장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법원엔 시민단체 관계자 십여 명이 나와 ‘채용 도둑질 권성동 아웃’ 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권성동 의원이 모습을 나타내자 “콩밥 좀 먹고와라”, “국회의원직 내려놔라” 등의 구호와 야유를 보냈습니다.   

관련해서 하나 더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법사위원장이었던 권성동 의원의 수사 외압 논란입니다. 

“권성동 의원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하자 문무일 총장이 이영주 당시 춘천지검장을 심하게 질책했다” 

강원랜드 사건을 수사했던 안미현 검사의 지난 5월 기자회견 폭로 내용입니다.

지난달 19일 검찰 검사장급 간부 인사에서 강원랜드를 관할하는 이영주 춘천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강원랜드 초기 수사를 지휘했던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각각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심하게 물을 먹은, 강원랜드 수사 외압과 부실 수사 논란을 빼면 설명하기 어려운 좌천성 인사입니다. 

인사 당일 최종원 지검장은 사표를 내고 수십 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났습니다.

수사 외압이 있었다. 물론 안미현 검사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수사 검사가 있지도 않은, 겪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몸담고 있는 조직과 조직의 수장을 음해할 어떤 이유도 실익도 없습니다.

실제 부실 봐주기 수사 논란 속에 강원랜드 수사를 지휘했던 춘천지검장 두 명 가운에 한 명은 물 먹고 수사 보직에서 쫓겨나 한직으로 좌천됐고, 다른 한 명은 아예 검찰을 자의 반 타의 반 떠났습니다. 

‘재판거래’만큼 ‘수사거래’ 논란도 티끌만한 의혹도 남기지 않고 명명백백 밝혀져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안미현 검사에 의해 외압 행사 당사자로 지목된 문무일 총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권성동 의원의 구속 여부는 오늘 밤 늦게나 내일 새벽쯤 결정됩니다. 오늘의 앵커 헤드라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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