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가정폭력' 아내 "생명에 위협", 남편 돌로 쳐 살해... 법원 "공포 아닌 분노, 정당방위 아냐"
'37년 가정폭력' 아내 "생명에 위협", 남편 돌로 쳐 살해... 법원 "공포 아닌 분노, 정당방위 아냐"
  •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18.07.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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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시도에 혀 깨물어 절단... 정당방위 인정
상습 성폭행서 벗어나려 살해... 정당방위 불인정
"먼저 맞았어도 맞서 싸우면 대부분 쌍방폭행"
"무조건 도망이 상책"... 정당방위 인정 법적 쟁점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수십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자신을 폭행하는 남편을 돌로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 법률', 오늘(2일)은 정당방위 얘기 해보겠습니다.

[앵커] 남 변호사님, 사건내용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네, 61살 된 여성입니다. 피고인인데요. 살인죄 피고인이죠. 3월 1일에 지난해 3월 1일에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가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왔다’ 이렇게 해서 피해자, 남편이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고 폭력을 행사하니까 장식용 돌로 여러 차례 내려쳐서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앵커] 김씨 측 변호인은 정당방위를 주장했다고 하는데 어떤 점을 들어서 정당방위를 주장한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37년간 결혼생활을 해왔다는 것인데요. 37년의 결혼생활동안 남편으로부터 내내 폭행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근데 이 폭행의 정도가 꽤 심합니다.

가스통으로 머리를 가격한다든가, 칼로 찌른다든가 뭐 이런 지속적인 가정폭행을 당해왔기 때문에 이 때 또 남편이 폭행을 하니까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래서 방위하기 위해서 한 것이라서 정당방위다.

그리고 가정폭력을 심하게 당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다 보니까 범행 당시에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좀 없었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앵커] 법원 판단은 어떻게 나왔나요.

[남승한 변호사] 법원은 1, 2심의 경우에 “남편의 머리를 수회 돌로 내리쳤다”는 거거든요. 가격당해서 이제 쓰러지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회 돌로 내리쳤다.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분노감의 표현에 해당한다. 공포감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이렇게 판단을 한 것이고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관련해서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하긴 하지만 남편을 때렸다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있다, 이렇게 판단했고 대법원의 판단 취지도 동일합니다.

[앵커] 법적으로의 이 정당방위가 어떻게 되어 있나요.

[남승한 변호사] 이제 형법에 나오는 표현인데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인데 이렇게 되면 위법성을 조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정당방위, 범위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나요. 

[남승한 변호사] 저희가 흔히 상담을 하면서 쌍방폭행 이라고 하는 것 있지 않습니까. 상대방이 때리니까 나도 방어차원에서 때렸다. 저희한테 상담을 하면서 항상 정당방위 아니냐 이렇게 물어보거든요.

변호사들은 실무적으로 우리나라의 정당방위라는 게 인정되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이렇게 까지 얘기합니다.

폭행의 경우에 상당한 것은 뭐 피하거나 또는 당장 있는 폭행을 피하기 위한 정도에서의 소극적인 저항만 하라는 겁니다.

지금 같은 경우에 이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 되려면 예를 들면 한 번 내려쳐서 폭행을 막을 정도만 됐으면 그만 했어야 된다 이런 것인데요.

이게 이렇게 엄격하게 보다보니까 사실상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범위가 매우 적거나, 거의 없거나 이렇게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떤 경우엔 인정이 되는 판례 같은 게 있나요. 

[남승한 변호사] 네. 인정 안 된 판례하고 인정된 판례가 있는데요. 굉장히 다 오래된 얘기들이고 예전에 이제 사법시험 공부를 하게 되면 전형적인 케이스로 설명하는 케이스입니다.

주부가 집에 가다가 성폭행에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래서 성폭행을 하려는 청년의 혀를 깨물은 일이 있는데요.

1심에서는 그것을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아서 주부를 폭행의 가해자로 인정하고 심지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까지 선고한 사례가 있었는데 굉장한 반발에 부딪힙니다. 이십수년전 얘기인데 결국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반면에 가장 유명한 사례 뭐 실명이 나오는 사례인데요. '보은 진관'이 사례라고 해서 김보은 양 24년 전 25년 전 이야기인데, 아버지에게 의붓아버지에게 미성년자 때부터 계속해서 성폭행을 당해옵니다.

그러다가 '가해자' 진관이라는 청년을 사귀게 되고 의붓아버지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당시 검찰 수사관이던 아버지가 오히려 더 반발하면서 다 잡아넣겠다. 이렇게 얘길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도저히 마수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그 청년이 자기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아버지를 살해합니다.

칼로 찔러서 살해한 것인데 수십 년간의 성폭행을 막기 위해서 한 것이다 보니까 정당방위가 되는 것이 아니냐. 계속적인 폭행이 있었으니까. 이렇게 주장했는데, 우리 법원은 '현재성'이 없다. 현재 나에게 닥친 위난을 막기 위해 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해서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꽤 많이 비판받기도 하는 그런 사례입니다. 

[앵커] 그럼 뭐 이런 폭행이나 성폭행 이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나요. 

[남승한 변호사] 폭행의 경우에 저희가 그래서 흔히 아주 변호사적인 시각에서 얘기하자면 폭행을 당하게 되거나 하면 무조건 도망가야 한다. 이렇게까지 얘기합니다.

괜히 맞닥뜨려서 저쪽이 때리니까 나도 방어차원에서 손이 올라가거나 했을 때 무조건 쌍방폭행으로 될 가능성이 있고, 정당방위는 인정이 안 될 것이다, 또는 과잉방위나 인정될 것이다, 그러니까 가급적이면 피해라,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판례대로 라면요. 현재성이나 방위의 개념을 좀 넓혀야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해서 있고 특히 수십 년간 지속된 가정폭력 수십 년간 지속된 성폭력 이런 것에 있어서 정당방위를 좀더 넓게 인정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것이 요새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안 맞닥뜨리는 게 최고인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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