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장 심한 사찰을 당한 판사"... 차성안 판사, UN 인권특별보고관에 특별긴급진정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재판거래’ 파문과 관련해 민변과 참여연대가 어제(7일)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에 특별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어제 저녁엔 차성안 판사가 유엔 특별인권보고관에 진정서를 냈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차성안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양 대법원장의 역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에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가 ‘재산 뒷조사’까지 당한 판사입니다. 

'앵커 브리핑', 오늘(8일)은 유엔 특별인권보고관 진정 얘기 해보겠습니다.

어제 저녁 차성안 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법원장 다수가 수사 의뢰에 반대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참담한 마음으로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긴급 진정 메일을 보냈다”고 적고 있습니다.

차성안 판사는 그러면서 진정 내용을 국문으로 번역해 올려놓았습니다.

"저는 차성안, 한국의 판사다. 저는 가장 심한 사찰을 당한 판사 중 한 명“이라는 게 차성안 판사의 ‘자기소개’입니다.

차성안 판사는 그러면서 양승태 사법부에서 벌어졌던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과 의혹, 재판거래 파문까지 경과와 사실을 담담하지만 힘 있는 어조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하급심의 많은 젊은 판사들은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3차 조사를 시행한 대법원 특별조사단은 형사상 조치의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법원장 등 영향력이 큰 고위법관은 수사의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고 작금의 현실을 조목조목 적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차성안 판사의 요청 사항.

"저는 유엔 특별보고관께서 1~2주 내에 한국을 긴급히 방문하여 관련자들을 면담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객관적 의견을 사법부, 검찰 등에게 서신 등의 형태로 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섬진강 시인’이라고 불리는 김용택 시인의 ‘사랑’이라는 시를 좋아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어 몹시 괴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로 시작하는 시입니다.

좀 많이 뜬금없지만 재판거래 파문 차성안 판사의 유엔 인권특별권고관 긴급진정 글을 보고  김용택 시인의 ‘사랑’이라는 시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현직 ‘대한민국 판사’가 이역만리 타국 미국 뉴욕의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에게 “한국 사법행정권은 심각한 후진성을 지니고 있다”며 “선진 외국 사례나 유엔 국제 기준을 고려하여 작금의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을 내달라”는 ‘진정’.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파문에 대한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특별진정. 방법의 적정성이나 실익에 대해선 논하거나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 이라는 싯구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돕니다.

‘우리’ 안에서 이번 파문이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법부의 전향적인 결단을 바라봅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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