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두 번째 재판출석 "힘들어서 못하겠다"... 6시간 만에 종료

[법률방송뉴스]

공판 출석 여부를 두고 재판부와 줄다리기를 벌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4일) 열린 두 번째 증거조사 공판에 결국 나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한두 달 간은 사람이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등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기소된 혐의에 대해선 직접 나서서 적극 부인했습니다.

박지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첫 공판 출석 때와는 달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늘 호송차에서 내리면서부터 구치소 수인번호를 가슴에 달고 출석했습니다.

증거조사 진행 도중 발언권을 얻은 이 전 대통령은 논란이 됐던 건강상태 등에 적극적으로 해명했습니다.

“저는 제 건강을 지금까지 숨기고 평생을 살았는데 교도소에 들어오니 감출 수가 없게 돼서 교도소에서 걱정을한다“

"교도소에서는 치료를 받고 오면 좋겠다고 했지만 저는 될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지난 달 28일 재판 불출석 당시 “여기 나오지 못 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됐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는 재판부 지적에 대한 해명성 발언입니다.

이에 재판부가 "계속 재판에 나와야 하니 치료를 받으면서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권유하자 이 전 대통령은 ”치료 받으러 가면 세상은 뭐 ‘특별 대우를 했다’, 이런 여론이 생길 것“이라며 ”고통스럽긴 하다“는 심경을 털어 놓았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구치소에 와서 한두 달 간은 사람이 두 달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는 말로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등에 대해선 강한 어조로 적극 부인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나서 살펴봤더니 그 땅이 현대가 갖고 있던 체육관 경계선과 붙어있는 땅이란 걸 알게 됐다“

“제가 그래도 정주영 전 회장 신임을 받고 일하던 사람이었는데 어디 살 데가 없어서 현대 땅과 붙은 곳을 사겠나.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이 전 대통령 주장입니다.

땅을 사려 했으면 강남 다른 곳에 사지, 현대 소유 부지와 맞닿은 땅을 사서 정주영 회장한테 찍힐 일을 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입니다.

김성우 전 다스 대표 등이 수시로 자신을 찾아와 보고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그 사람은 제 앞에 와서 고개 들고 얘기하고 그럴 입장이 못 된다”고 일축했습니다.

50분가량 재판을 진행한 재판부는 “힘들면 쉬었다 해도 된다“며 10분가량 휴정한 뒤, 다시 재판을 재개했습니다.

치료를 권유한 것도 그렇고, 이 전 대통령을 출석시켜 놓고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재판부 의지가 강력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박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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